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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따뜻한 시온

2026.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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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소년부 어린이들과 함께 식물을 키우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이틀, 일주일, 보름 정도까지는 정성을 기울이며 들여다보더니 점차 흥미를 잃어갔습니다. 결국 식물 키우는 일에 재주가 없던 제가 떠맡게 되었습니다. 식물이란 식물은 죄 말려버렸던 저인지라 부담스러웠습니다. 이따금씩 관심을 나타내는 꼬마 형제자매들이 혹여 자기 식물이 죽은 것을 보고 실망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저 나름대로 물도 주고 열심히 돌봤지만 역시나 식물들이 하나둘 시들시들해졌습니다. 물을 많이 주어서 그런가 해서 물 주기를 건너뛰면 잎이 축 처졌고, 안에서만 키워서 그런가 하고 밖에 내놓으면 추위에 오그라들었습니다. 손 한 뼘만 한 식물들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정성만으로는 참 쉽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찬 바람 부는 계절이 지나고 언제 봄이 왔는지 모르게 볕이 내리쬐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씨에도 죽으면 진짜 어쩔 수 없다며 반쯤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햇빛이 드는 곳에 식물들을 내놓았습니다. 다음 날 시온에 오니, 식물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푸릇푸릇한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아, 따뜻함이 필요했던 거구나!’

    그때부터는 물을 주어도, 바람이 불어도 모든 것이 영양분이 되는 듯 식물은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제야 하늘 어머니의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왜 그토록 따뜻한 시온을 강조하셨는지를요. 따뜻한 말, 따뜻한 눈빛, 따뜻한 미소와 관심… 그 모든 것이 바탕이 될 때 식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시험을 만나더라도 꿋꿋이 이겨내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돌아보니 식구들을 따뜻하게 대하지 못했던 적이 많아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자랐으니 이제는 저도 식구들과 그 따뜻함을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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