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났습니다. 이렇게 공기가 차가워지는 날이면 어릴 적 고향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던 때가 생각납니다.
제 고향은 대구입니다. 대구의 여름은 매우 덥고, 겨울은 또 그만큼 춥지요. 그런 중에도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제 고향은 유난히 추운 산동네입니다. 그곳에서 매일 집에 가는 길에 별 구경 하던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별빛에 가슴 설레곤 했지요.
가로등도 제 역할을 못 해낼 정도로 어두운 밤 올려다 본 하늘을 어떻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늘에 촘촘하고 깊게 새겨진 별을 보노라면 그 아름다움에 30분이고 1시간이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시린 손끝도 귓불도 문제되지 않을 만큼 벅찬 밤하늘을 바라보며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던 어린 시절, 고향의 추억을 짧게나마 글에 담아보았습니다.
남은 삶도 그렇게 살아가리라 다짐합니다. 서늘해지는 날씨처럼 마음 한 편이 시큰할 때도 있겠지만, 천국을 소망하며 이겨내겠습니다.
고향의 별들처럼, 고난 중에 올려다본 천국은 더욱 빛나고 아름답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