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조용히 퇴근하는 남편이 오늘은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저를 부릅니다.
“○○ 엄마, 이거 한번 먹어보소.”
농촌 관련 일을 하는 남편은 종종 반찬거리나 간식거리를 받아옵니다. 이번에도 그런 종류일 거라 생각하며 남편에게 다가갔습니다. 남편은 작은 상자 하나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습니다.
“이게 뭐예요?”
“음, 오늘 체험현장에서 내가 직접 만든 거야.”
직접 만들었다는 말에 궁금한 마음으로 상자 뚜껑을 열었습니다. 상자 속에는 상추며 햄, 치즈, 달걀 등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샌드위치가 들어 있었습니다.
“어머. 이걸 당신이 직접 만든 거예요? 날 주려고 생각하면서요?”
평소 이런 질문에는 어물쩍 넘어가는 남편이 웬일로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내 생각 하면서 만든 거라면 당연히 맛있겠지요”라고 말하고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상추가 풍성하게 들어 있어 상추 맛도 많이 나고, 조금 엉성해 보였지만 남편의 정성이 갸륵하고 고마워 어느 때 먹는 음식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편은 무뚝뚝한 편입니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표현은 무언가를 도와주고 배려해 주는 것으로 대신했지요. 이번에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먹어보라며 건네는 걸 보니 더 감동적이고 감사하네요.
서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씩 표현해 가는 남편을 보며, 저 역시 서툴더라도 하늘 가족들에게 사랑을 많이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