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 Menu
그리움의 햇살

어머니의 삶, 그 조각들

러시아25.09.101262
  • 글자 크기

  • 별들의 노래와 꽃내음이 만연한 곳
    천상의 성산에서 유유히 거닐며
    환히 웃는,
    아리따운 삶의 조각들

    주름지고 빛바랜 판자만 남도록
    미련 없이 툴툴 털어낸다

    한 조각씩 고이 모아 완성한
    가장 빛나는 삶의 모든 순간을
    제 몸의 살점 떼어내듯
    모두 떼어내어 맞춰지고 나서야
    그제야 보이는 아픈 사랑의 이름

    어머니, 우리 어머니

    당연한 희생이라 여겼다
    그토록 모질고 고달픈 삶은 외면한 채
    나를 위한 거푸집이라 여기며
    한 조각도 남김없이 모조리 떼어갔다

    그렇게 모든 삶을 내어주시고
    가슴 판자에 서늘한 생채기만 안으시고서
    내 자녀가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 하시며
    그저 웃으신다, 우리 어머니는

    못난 자녀가 눈부신 조명 아래
    박수받는 걸작품이 되도록
    스스로 바스러진 위대한 작품은
    변함없는 사랑의 결정체로 맺어져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빛나리라
    181
    북마크
    더 보기
    뒤로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