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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빗물

엄마의 마음

Yeon Ju23.04.0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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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엄마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며 시장 근처에 차를 세우고 같이 갈 거냐고 내게 물었다. 날씨가 더운 데다 옷도 신발도 불편했다. 무엇보다 차에서 내리는 게 귀찮아서 할머니랑 차에 있겠다고 했다.

    잠시 후 횡단보도 저편에 엄마가 보였다. 양손에 이런저런 쇼핑 봉투에 큰 수박까지 들고 있었다. 횡단보도만 건너면 바로 차에 도착할 수 있었기에 엄마가 가까이 오면 차 문을 열고 물건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엄마를 본 할머니가 짐을 나눠 들어야겠다며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허리와 무릎이 성치 않아 지팡이에 의지해서 걷는 할머니를 말리느라 혼났다. 손녀의 만류에 내리기를 포기한 할머니는 엄마가 올 때까지 안절부절못하며 차 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엄마가 차에 오자마자 할머니는 이 무거운 걸 어찌 들고 왔냐며 물건들을 얼른 건네받았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자식의 짐을 어떻게든 나누고 싶은 엄마의 엄마. 엄마 마음은 다 이런가 보다. 나는 언제 내 편안함보다 고생하는 엄마를 먼저 생각하는 자녀가 될까. 철부지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 영육간 어머니의 무거운 짐을 덜어드리는 효녀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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