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설교를 청취하고 진리책자를 읽는 시간도 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형식적으로 말씀을 살피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은 이게 아닐 텐데….’
어떻게 하면 침체된 믿음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던 중, 진리책자를 필사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시온의 향기를 들었다.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전, 진리책자를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따라 썼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서 글자를 조금만 써도 볼펜을 쥔 손가락이 아려왔고 스탠드 조명에 눈이 침침해졌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어서인지 목, 어깨, 허리, 다리, 온몸에 느껴지는 통증에 불현듯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37년을 매일같이 책자를 쓰셨을까?’
자녀들이 천국을 소망하고 어머니를 깨닫길 바라시며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아버지께서는 한 자라도 더 쓰시려 아침이 더디 오길 바라셨을 테지. 그리운 마음에 올려다본 하늘에선 소리 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조용히 내리는 빗방울이 잠잠한 아버지의 사랑처럼 느껴졌다. 무뎌진 심령을 당신의 사랑으로 촉촉이 적셔주신 하나님께 진정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