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가까운 산에 올랐다. 해발 약 600미터인 이 산은 뛰어난 자연 경관은 물론 유적지, 약수터, 운동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꽃과 우뚝 솟은 나무 사이를 잽싸게 오가는 다람쥐, 졸졸 흐르는 물소리,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산에 올랐다.
얼마나 지났을까.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데도 점점 숨이 가쁘고 무거운 돌멩이를 얹은 듯 한 발 옮기기도 힘들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힘내요!”
그 ‘조금만’이 거의 한 시간이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가족의 격려 덕분에 무사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정상에서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자욱한 안개가 산허리를 덮어서 설산을 연상케 하며 언젠가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눈 폭풍이 몰아치는 산 중턱에 일련의 무리가 서로의 몸을 로프로 묶고 한 걸음 한 걸음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장면이었다. 서로의 몸을 로프로 연결했다는 것은 생과 사를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동료가 위험에 처했을 때 모두 힘들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힘을 합쳐 구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했다.
새 언약 생명의 줄로 하나 된 하나님의 자녀들이 시온 산을 오르고 있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지치기 쉽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위로와 격려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