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휴대폰 충전을 귀찮아하는 탓에 내 휴대폰 배터리 잔량은 늘 적다. 주변에서 충전 좀 하라고 자주 충고하지만 새겨듣지 않았다. 크게 불편함을 못 느껴서 고칠 필요성도 못 느꼈다고 할까.
하루는 광주에서 혼자 서울로 가야 했다. 광주에 비해 훨씬 복잡한 서울의 지하철에서 환승하기란 쉽지 않았다. 주변 지리도 몰라서 믿을 것은 지도 애플리케이션뿐이었다.
아뿔싸! 휴대폰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날 배터리가 부족해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오는 연락을 마음 놓고 확인할 수 없었고, 설교를 듣는 평화(?)도 누릴 수 없었다. 정말 필요할 때만 휴대폰을 켜서 조금씩 지도를 확인했는데 결국 열차를 잘못 타서 한 시간이나 허비하기도 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잘 충전해 놓지 않던 습관이 이렇게 크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
내 영혼의 배터리이자 원동력인 하나님의 말씀은 얼마나 채워놨는지 생각해 봤다. 복음 전할 부탁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내 안에 말씀이 충만하지 않으면 활동에 분명 지장이 생기겠지. 영의 배터리를 가득 채워, 준비된 일꾼의 삶을 살아야겠다. 물론 외출 시 휴대폰 배터리도 100퍼센트 충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