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온에서 드리는 예배와 모임이 중단됐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설상가상 대학교 개강 날짜마저 미뤄지더니 결국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온몸이 뻐근했다. 엄마도 “집에만 있으려니 몸이 더 아픈 것 같다. 이곳저곳 바삐 움직일 때가 더 건강했던 것 같아” 하시며 쓴웃음을 지으셨다.
무엇보다 교회 식구들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휴대폰으로 식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며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하다가 보고 싶은 마음에 영상 통화로 얼굴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그리운 마음은 더욱 커졌다.
가깝다는 이유로 식구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내 모습도 떠올랐다. 나 때문에 식구들이 상처받지는 않았을지, 힘들지는 않았을지 반성했다. 사랑으로 감싸주지 못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다시 만나면 사랑으로 대하리라 다짐했다.
코로나19가 잠시 진정되면서 시온에서 예배를 보게 됐다. 오랜만에 가는 시온은 너무나 정겨웠고 식구들 얼굴을 보자마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끌어안고 싶었지만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해서 복을 빌어주는 말로 인사로 대신했다. 다들 “시온에 안 오니까 어색해요”, “빨리 전처럼 매일 시온에 오고 싶어요” 하며 그리웠던 마음을 표현했다. 우리가 정말 가족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늘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형제자매들과 잠시 동안 헤어져 있어도 이렇게나 보고 싶은데 하늘 자녀들을 떠나보내는 하나님의 심정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이제 사랑하는 하늘 부모님과도 형제자매와도 더 이상 헤어지고 싶지 않다. 서로 아껴주며 사랑하는 가운데 영원한 천국까지 함께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