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집안일을 열심히 했더니 허리가 아파서 찜질팩을 대고 있는데 오후 상번제 시간 알람이 울렸다. 일곱 살 딸아이가 머리 수건을 챙겨다 주었다. 기도가 끝나고 딸아이가 “엄마, 나 무슨 기도했는지 알아?” 하고 물었다. 평소 기도 내용은 비밀이라며 절대 가르쳐주지 않던 아이가 웬일인가 싶었다. 아픈 엄마를 위해 기도했나 내심 기대됐다.
“무슨 기도했는데?”
“응, 코로나19 환자 0명 되게 해주세요. 전 세계 사람들 모두 복 받게 해주세요. 그리고 엄마 안 아프게 해주세요.”
딸아이가 기특하고 대견한 한편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마 6장 33절)는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와 내 가족의 안위, 내 주변 시온 식구, 내가 진리로 인도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기도 등…. 내 시야 위주인 기도 속에서 인류를 위한 기도는 그저 형식적인 문장일 뿐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안위보다 전 세계 하늘 자녀를 걱정하시며 밤낮 기도하시는 하늘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의 애타는 기도가 나를 살렸건만 늘 받는 것에만 익숙한 나는 어머니를 위해 얼마나 기도드렸었는지. 오늘도 부족한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하늘 어머니 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