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자랑거리 한두 개 있어서
노랫말로도 나오고
가을만 되면 여기저기 단풍사진 찍느라 바쁘고
사랑 고백 대신하는 메신저로도 활약하는데
일 년 내내 자리를 지키며
더위와 싸우고
찬바람에게 나뭇잎 다 빼앗긴 너는
이름도 불리지 않는 나무라서
노랫말에도 안 나오지만
내가 안다
언제든지 날아오는 새들이 쉴 수 있게 해주고
산책하는 어르신께 시원한 그늘 만들어주던 너의 마음
진실로 그런 너의 모습을 사랑했음을
그래서
지금은 볼품없는 앙상한 모습이
단지 지나가는 한 계절의 모습일 뿐이란 걸
그게 너의 전부가 아니란 걸
너의 계절에는 그 누구보다 푸르고 싱그러운 너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