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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버지의 꿀빵

천국같이가자24.08.01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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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오는 날, 고향집에 내려가면서 아버지에게 전화했습니다.
    “아부지, 나 꿀빵 먹고 싶다.”

    평소 장난기 많은 아버지가 한마디 합니다.
    “꿀~빵? 오늘 비가 와서 꿀빵집 안 열낀데.”

    아버지 닮아 장난기가 많은 저도 시치미를 뗍니다.
    “어? 나, 오는 길에 꿀빵집에 사람들 줄 서 있는 거 봤는데?”

    “열린 거 봤나? 그라믄 사 가야제.”

    고향에서 유명한 그 꿀빵집은 장시간 대기해야 겨우 빵을 살 수 있습니다. 먹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할 아버지가 걱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제가 도착하자마자 아버지가 쏜살같이 집으로 오신 겁니다.
    “아부지, 우찌 이리 빨리 왔어예?”

    “내가 그 빵집 직원이랑 잘 안다 아이가. 손님이 많을 때는 자기를 찾아오라고 이미 얘기가 됐다.”

    아버지의 사랑방은 꿀빵집 근처 장기 두는 곳입니다. 사랑방을 오가다 친해진 꿀빵집 직원에게 딸이 꿀빵을 너무 좋아한다고 하니, 빵이 필요하면 언제든 자기를 찾아오라고 했답니다.

    비 오는 날, 사랑하는 딸에게 주려고 꿀빵을 사들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아버지. 그 모습에서 애틋함이 느껴져 울컥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유월절 생명의 떡을 주시려고 이 땅까지 한걸음에 달려오신 하늘 아버지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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