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나가시는 엄마 대신 제가 동생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일곱 살인 남동생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다 시간표를 작성했습니다. 동생이 좋아하는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와 함께 한글 공부, 책 읽기도 포함한, 꽤 알찬 시간표였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제 계획을 순순히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요리라도 하면 뒷정리거리는 배로 늘어났지요. 정신을 차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드디어 동생에게서 해방될 생각에 마음이 설렜습니다. 엄마가 동생을 넘겨받으면(?) 온전한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엄마가 도착한 즉시 방으로 들어가 밀렸던 과제를 해결하고, 마음껏 쉬다가 초저녁이 돼서야 거실로 나갔습니다. 그날따라 동생과 놀아주는 엄마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방에서 제 할 일을 하느라 엄마가 집에 와서도 쉬지 못하신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 돌보는 일은 내 시간을 온전히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힘들어도 ‘엄마만 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엄마는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셨습니다. 엄마도 ‘엄마’라는 역할에서 가끔은 자유로워지고 싶으시겠지요. 그간 저만의 시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엄마의 시간은 배려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죄송했습니다.
온전히 우리를 위해 하루를 보내시는 엄마에게, 엄마만의 시간을 선물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