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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 이야기

진심이 통할 때까지

2025.09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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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 명절에 가족끼리 둘러 앉아 자연스레 나누는 시온의 향기… 제겐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한 순간부터 30년가량 품어온 꿈이요. 감사하게도, 요원하게만 느껴졌던 그 순간이 올케언니를 시작으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오랜 소망의 시작은 제가 처음 진리를 들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천주교 집안에서 자란 저는 하나님을 잘 믿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 식구들이 알려준 성경 말씀을 보고 그 생각은 완전히 깨졌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 유월절을 지키는 방법, 재림 그리스도의 등장까지 제가 알던 모든 것이 성경의 가르침과 달라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밤잠을 설치며 고민한 끝에 하나님의 교회 성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이 더뎌 끊임없이 의심하고 되묻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공부한 성경 말씀을 남편이나 친구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형제 중 가장 의지했던 셋째 언니에게도 바로 그리스도 안상홍님에 대해 알렸습니다. 언니는 들어볼 필요도 없다며 제 신앙을 반대했습니다. 제가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도 탐탁지 않은 반응이었습니다. 저에 대한 소문이 저희 팔 남매뿐 아니라 시댁과 사촌에까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입을 타고 와전되면서 오해는 점점 불어났습니다. 진리는 명확한데, 아무리 봐도 맞는 말을 주변에서는 자꾸 틀리다며 만류하니 오히려 반드시 제 믿음을 지키고 그들에게도 말씀을 전하리라는 다짐이 생겼습니다.

    사실 가족들은 교회 이름도, 진리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편견으로 이미 귀가 닫힌 것입니다. 언니, 오빠, 남동생, 올케, 형부, 시숙, 조카… 가족들에게 틈나는 대로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알리려 해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교회 소식이 실린 언론 자료를 보여주면 교회 규모에 놀라기는 해도 기존 신앙을 고수했고, 다른 가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더 이상 알아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일은 남편과 시부모님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는 모습을 보며 저는 더 애타는 심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구원받고 싶은 마음을 전했습니다. 저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들이기에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올케언니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큰오빠와 결혼한 언니는 저를 친근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저도 언니를 잘 따랐고요. 각자 바쁘게 살다 연락이 뜸해진 이후 들려오는 소식 속에서, 언니가 영적으로 갈급해한다는 걸 느꼈어도 그간 먼저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또 돌아올 거절과 냉대에 대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올라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죄 사함과 구원이라는 축복에 비하면 작은 시련이란 생각에, 용기를 내어 연락해 성경 말씀을 한번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거절당해 받는 아픔은 잠깐이지만 전하지 못한 후회는 계속 남을 테니까요.

    우려와 달리 언니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말씀을 알려주고 알려줘도 계속 듣기를 원해, 밤에 시작한 공부를 새벽까지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가을절기 기간 조석으로 예배를 드리며 공부를 진행했던 터라 육체적으로는 지쳤어도 누군가 말씀을 들어준다는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일이 생겨 공부를 못 하는 날이면 혹시 언니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기도했습니다.

    약 5개월 동안 공부한 끝에, 드디어 올케언니가 침례를 받았습니다. 이후로 언니는 날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또 언니의 가족들에게 구원의 소식을 알려 딸 내외, 친정 엄마, 여동생을 시온으로 인도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같이 기도하며, 새 언약 복음을 대하는 열정과 순수함을 다시 배웠습니다. 언니와 함께 전도할 때면 확신에 찬 언니의 음성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언니가 복을 구하며 이곳저곳을 전전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진리를 만난 기쁨이 더욱 컸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습니다.

    사실 언니에게 말씀을 전하던 당시 제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진 상태였습니다. 예배만 간신히 드릴 정도였는데 하나님과 식구들의 사랑 덕분에 조금씩 통증을 견디는 힘이 길러졌습니다. 무엇보다 말씀을 듣고 놀라며 기뻐하는 언니를 보면 힘이 솟았습니다. 제가 엘로힘 하나님과 진리를 알고 있음에, 복음 전하는 사명을 수행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약할 때 강하게 해주신다는 말씀처럼, 실로 하나님께서는 언니에게도 제게도 가장 적합한 때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지금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올케언니의 친정 엄마가 진리를 깨닫기 전, 제 신앙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언니가 당당하게 답했다고 합니다.

    “엄마, 30년간 걔가 제일 잘 살았다. 정말로 옳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그런 말 하지 마소.”

    그 말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시는 응원과 위로처럼 들렸습니다.

    아주 오래 걸리더라도,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른 가족들의 마음 문 역시 하나님께서 알맞은 때에 활짝 열어주시리라 믿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걸음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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