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잠시 지낸 일이 있었다. 어느 날, 큰아빠가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온다고 했다.
할머니는 큰아빠를 오랫동안 기다리셨는지 격양된 목소리로 내게 “오늘 큰아빠가 온단다!” 하고 말했다.
그날 할머니는 오랜만에 오는 아들을 맞이하느라 매우 바쁜 모습이었다. 이것저것 음식을 준비한 후 싸 보낼 음식은 정성껏 포장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아들이 잠시 왔다 간 뒤 할머니가 내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짧게 있다 갈 거, 언제쯤 또 오려나….”
내심 서운함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할머니의 말 속에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님의 모습이 그려졌다. 자녀는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 수 있을까?
6천 년 동안 자녀들을 기다리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졌다. 오늘도 자녀들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 그 기나긴 그리움의 시간을 어떠한 마음으로 달래셨을까. 가히 자녀라도 다 헤아리지 못하는 하늘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