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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특집] 마을 어귀

2024.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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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렸을 때 고향 전주를 떠나 서울로 이사 왔습니다. 도시도 사람도 낯선 서울살이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고향을 찾는 방학이었습니다. 먼 길을 달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정든 집이 보이고, 보고픈 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렜습니다.

    나고 자란 동네는 달라도 시골의 마을 길은 어디나 비슷해 남편을 동반해 고향에 갈 때면 각자 추억 속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냅니다. 눈 덮인 논밭에서 뛰어놀던 이야기, 비 오는 날 도랑길에 빠진 이야기, 길가의 코스모스를 따 꽃잎을 한 장 한 장 길 위에 뿌리던 이야기, 버들잎으로 풀피리 불던 이야기…. 옛이야기 속 우리는 행복했고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에 빙그레 웃음 지으며 마을에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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