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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향기

끝없이 전해주신 사랑의 힘으로

2024.07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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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시절부터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습니다. 오랜 가난을 떨치고 싶었고, 성공하고 싶었고,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수업을 마치면 하루에 몇 가지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든 줄도 모르고 장밋빛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30대에 접어들고 직장인이 되면서 제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동료의 초대로 하나님의 교회에 와서 새 언약 진리를 알게 된 것입니다. 성경은 제가 추구하는 한시적인 풍요와 즐거움이 아닌, 영원한 행복이 약속된 미래가 눈앞에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성경의 예언은 그 모든 것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면 저도 그 축복을 받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새 생명으로 거듭난 뒤 꾸준히 규례를 지키고 말씀을 살폈습니다. 그때가 14년 전입니다. 지금도 한번씩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믿음을 키우고 하나님의 일에 열심 냈다면 얼마나 많은 하늘 상급을 쌓았을까, 영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하고요. 하지만 처음 믿음이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말씀대로 살아야지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여전히 육신적인 성공과 부를 좇느라 영적인 축복을 쌓는 일을 자꾸만 뒤로 미루려 했으니까요. 직장에서 매월 기록적인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발걸음은 시온에서 점점 멀어졌습니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책임감에 떠밀려 하나님이나 천국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겨를은 있었습니다. 시온은 지척에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규례를 지킬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잠깐의 성공에 심취하고, 사회생활에 다 필요하다며 몸에 해로운 습관과 방탕한 생활에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갖은 핑계로 하나님의 뜻을 외면했던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닌데,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을 준비해야 하는데….’

    문득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은 늘 있었습니다. 모르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으로 인도하는 진리를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저 자신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무어라고, 시온 식구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연락해 안부를 묻고, 하나님의 사랑과 천국의 소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기울 때 제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 이들 역시 시온 식구들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가서 하나님께 나아갈 심적 여유가 없었지만 그 진심만은 고마웠습니다. 식구들의 마음이 곧 저를 향한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임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다 하게 해주는 것을 최고의 삶이라 여기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일했지만 남은 것은 수고와 슬픔뿐이었습니다. 잘나갈 때는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지만 힘들어지니 하나둘 떠나더군요. 가족과 시온 식구들 빼고는요. 지금껏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고민의 답은 역시나 하나님께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돈에 쫓기며 사업에 지친 저를 보고 시온 식구가 저더러 아내와 같이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을 관람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하나님께 위로를 받으라는 뜻에서였을 것입니다. 아내도 흔쾌히 따라나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그날 같이 성경 말씀도 살폈습니다. 불교도였던 아내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10년 넘게 새벽마다 종교의식을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경 말씀에는 시큰둥했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처음 진리를 접했던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고 이제는 정말로 하나님께로 돌아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십수 년간 아슬아슬 위태로운 길을 달려가던 제게 하나님께서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 같았다고 할까요.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려면 달라져야 했습니다. 생각과 마음가짐뿐 아니라 행동까지도요. 아무리 간절해도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 세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교회로 향하는 저를 본 딸아이가 자신도 아빠와 교회에 다니고 싶다면서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아이와 손잡고 시온에 가는 길이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그즈음부터는 경건한 몸과 정신으로 하나님을 따르고자, 몸에 해로운 습관을 완전히 끊고 일락을 좇던 날들과도 작별을 고했습니다.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왠지 사회생활에 불이익이 생길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도 걱정됐습니다. 괜한 걱정이더군요. 앞으로 기회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주위에서도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려고 결심한 저를 존중해 주었습니다. 제가 교회를 다닌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다른 동료와 친한 동생은 성경 말씀을 듣고 기꺼이 진리를 받아들였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제 등을 찰싹 때리며 말리던 상급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진리 발표를 경청하고 제 신앙을 응원해 주었고요.

    또다시 이 행복을 잃지 않으려면 제 믿음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새벽 운동 때, 출퇴근길, 이동 간에 설교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습니다.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진리 발표도 연습하며 말씀을 되새겼습니다. 그럴수록 아내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진리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저 때문인 것만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자기 나름대로 경건한 신앙을 이어오고 있었던 데 반해 저는 마음 내키는 대로 세속을 추구하며 살다가 이제야 다시 신앙을 시작했으니까요. 아내 입장에서는 자신을 시온으로 인도하려는 저의 노력이 욕심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지난날의 제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가족을 위해 못할 것이 없다면서도 늘 바쁘다는 이유로 정작 가족과 시간을 보낸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고민이나 아이들이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한 적도 없었습니다.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처음으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최근에 복직한 아내보다 일찍 귀가해 설거지를 하고 밥을 안치고 빨래를 개키는 소소한 집안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변화와 정성이 아내는 싫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처음에는 듣기를 꺼리던 진리 발표를 들어주었고 제가 딸아이와 교회에 가는 것도 긍정적으로 이해해 주었습니다. 딸아이도 엄마를 위해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새벽, 저는 저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기도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다 아내에게 이번 유월절은 우리 가족이 함께 지켰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선뜻 그러겠다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뻐서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먼저 안식일 예배를 함께 드리자고 권했습니다. 이번에도 아내는 알겠다고 했습니다. 약속대로 아내는 침례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고 안식일과 유월절을 은혜롭게 지켰습니다.

    “아빠랑 교회에 갈 때 제일 행복해.”

    딸아이가 한 말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회사에서 보내주는 해외여행을 갈 때 가족들이 제일 행복해할 줄 알았습니다.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이제 저는 그 어떤 호화로운 해외여행보다 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가장 귀합니다. 천국을 바라보며 영원한 축복을 함께 쌓을 수 있으니까요.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 안에 있었고, 그 행복은 하나님께 배운 바를 실천할 때 비로소 제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또 무얼 할 수 있을지 매일 돌아봅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존경하고 싸랑하는 우리 기획재정부 장관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하면 제 얼굴에도, 아내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집니다. 진정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철부지 이 아들이 돌아오기까지 길이 기다려주시고 감당치 못할 축복까지 허락하신 하나님께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습니다. 시온 식구들이 제게 끝없이 전해준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저도 열심히 전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든든해하시는 복음의 일꾼이 되어 많은 영혼을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저의 새로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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