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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아들의 고백

2024.0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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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를 키우면서 하늘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깨닫습니다. 반항하고 투덜대다가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부모를 찾던 사춘기 아들을 통해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대하는 제 모습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지난가을,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이 입대할 때는 군대에서 홀로 믿음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컸습니다. 《엘로히스트》에서 접하는 군 성도들의 은혜로운 시온의 향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예배라도 잘 드리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아들은 훈련소를 수료하고 강원도 최전방으로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전화 통화에서 아들은 눈이 많이 와 제설 작업 하느라 팔과 허리가 아프다며 볼멘소리로 하소연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눈을 40분가량 곡괭이로 일일이 깼더니 영하의 날씨에도 얼굴과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흘렀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힘든지 체감하지 못한 저는 “힘들었겠네” 하고 위로의 말을 건넬 뿐이었지요. 그런데 아들이 느닷없이 말했습니다.

    “엄마, 좀 깨달아졌어.”

    “응? 뭐가?”

    아들이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라는 단어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태연한 척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왜?”

    “아버지께서 석수 일 하셨을 때 진짜 힘드셨을 것 같아.”

    아들의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믿음이 연약해 제 마음을 불안불안하게 했던 아들이 하늘 아버지의 희생을 깨닫다니 울컥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군대 가서 철 좀 들어오라 이야기했는데 정말 철이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새벽이슬 청년으로 굳건한 믿음이 되기까지 아직 갈 길은 멀어도 서툰 깨달음 한마디를 고백하는 아들이 예쁘고 기특했습니다.

    하늘 부모님의 심정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족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조금이나마 깨닫고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시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지은 죄에 비하면 잘한 일은 아주 미미한데도 수고했다 칭찬하고 격려해 주시는 그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미소 지으며 기뻐하실 수 있도록 깨달음을 마음에 소중히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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