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85세 모친이 엘로히스트 2월호 표지에 실린 ‘선물 보따리’ 사진을 뚫어지게 보다가 감탄했다.
“아따, 복주머니가 알록달록허니 이쁜 게 두 개나 있네.”
“복주머니가 아니고 선물 보따리예요.”
“그런데 복주머니에 왜 ‘복(福)’ 자가 없다냐?”
“복주머니가 아니라 선물 보따리라서 그런가 봐요.”
“원래 복주머니에는 ‘복’이라고 써 있는디.”
귀가 어두운 모친과 더 이상 대화의 진전이 없는 듯해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럼 보따리가 왜 두 개일까요?”
“어? 그거야, 아버지 복! 어머니 복! 이것지.”
‘복’으로 시작해서 ‘복’으로 끝난 토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