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Menu

시온의 향기

연합이 만들어낸 감동

2024.051029
  • 글자 크기



  • 군 전역 후 곧바로 직장선교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복음의 목표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닌 막연한 의무감에서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업무도 힘들고 잔업도 종종 있다 보니 모임에 참여한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애초에 확고하지 못했던 직장 선지자로서의 마음가짐은 더욱 무뎌졌습니다.

    입사 1년 차가 됐을 무렵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허무함이 밀려왔습니다. 하루하루 감흥 없이 살던 저를 깨우기 위함이었을까요? 대구 지역에서 진행하던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괜스레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직장 동생이 진작 전시회 관람을 하기로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있었는데 영영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서둘러 동생과 다시 약속을 정했습니다.

    겨우 약속은 잡았지만 뭔가 준비가 덜 된 것 느낌이었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고 내린 진단은 기도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드리는 기도로는 직장 동료의 마음 문이 열리지 않을 것 같아 직장 선교회원들에게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식구들은 매일 밤 저와 동료의 영혼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해 주었습니다.

    약속한 일요일, 전시회 관람 전 동생과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2022년 여름,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라는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주민들은 다급히 이동 주차를 하러 갔고 그때 주차장에 갑자기 빗물이 차오르면서 몇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뉴스에 여러 번 보도된 사건인데 동생이 바로 그 아파트에 살았던 것입니다. 동생은 바로 옆에 살던 이웃들이 사고를 당하자 재앙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그런 재앙이 자신에게 닥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고요. 동생에게 재앙에서 보호받는 유월절을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일단 관람 시간이 되어 전시회장으로 향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감동적인 전시 내용으로 마음 문이 열린 동생에게 유월절을 전했습니다. 성경으로 유월절의 축복을 확인한 동생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 품으로 나아왔습니다. 동생이 하늘 가족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얼떨떨했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절대 이 같은 축복은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함께 기도해 준 식구들이 있었기에 이루어진 연합의 축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직장 선교회 식구들로부터 축하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한 영혼을 구원했을 때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뻐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연합이 아닐까요.

    열매 감동에 연합의 감동까지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형제님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아래 끝까지 거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말씀의 양식을 먹이며 사랑으로 돌보겠습니다. 더불어 복음 역사에 함께하는 식구들이 직장 선지자로서 많은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연합하겠습니다. 연합이 만들어내는 감동의 역사가 계속되도록.
    더 보기
    뒤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