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 엘로힘연수원에서 사과 수확을 도왔습니다. 원활한 작업을 위해 사과 따는 조, 사과 꼭지를 제거하고 등급을 선별하는 조, 선별된 사과를 운반하는 조 이렇게 3개 조로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품질의 사과여도 누가 선별했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졌습니다. 사과를 따거나 꼭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과에 흠집이 나 그 가치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복음의 일꾼으로 삼아주시고 영적 열매를 수확할 사명을 맡겨주셨습니다. 혹여 내 고정관념으로 식구를 판단해 그 가치를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 건 아닌지, 내 거친 성정으로 식구에게 상처를 준 적이 없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저를 사랑의 손길로 감싸주시며 가치 있는 존재로 대해주시는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드렸습니다.
사과 중에는 얼핏 보기에 빨갛고 예쁘게 익어 극상품 같았지만 반대편이 벌레를 먹었거나 썩은 것도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믿음이 있어 보여도 여전히 버리지 못한 죄인의 습성이 있다면 극상품의 열매라 할 수 없을 겁니다. 내 자신을 은혜롭게 가꿔나가면서, 괜찮아 보이는 식구일지라도 내면에 곪고 있는 상처는 없는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살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흠도 점도 없는 극상품의 열매가 되어 형제자매와 함께 천국 곳간에 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