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시절, 군 성도들의 시온의 향기를 듣고 군 복음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품었습니다. 군대가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알았지만 저도 얼마든지 은혜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해군으로 입대해 자대 배치 후 하나님의 교회 성도임을 밝히고 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대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예상보다 힘들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휴가나 외박, 외출을 할 수 없는 데다 종교를 싫어하는 선임들은 제가 규례를 지키지 못하게 했습니다. 계속되는 선임들의 방해에 복음 전파는커녕 제 믿음을 지키는 것만도 벅찼습니다. 의지가 약해진 저는 ‘내 믿음만 잘 지키면 되겠지. 어차피 밖으로 못 나가니 전도해도 소용없어’라며 점점 주저앉았습니다. 입대 전, ‘군대에 가면 믿음이 드러난다’는 말을 들었는데 제가 딱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전역하고 난 후, 부끄러운 군 생활을 되돌아보며 괴로워하던 차에 2022년 오순절을 맞아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때 하늘 어머니께서 주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성령을 받았으니 힘 있게 말씀을 전하면 초대교회 당시보다 더 큰 복음의 역사와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머니 말씀에 진리를 듣지 못한 군 동기들과 후임들이 떠올랐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군 복음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아직 기회는 있었습니다.
가장 친했던 후임이 전역하는 날, 부대가 있는 강원도 양양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후임을 포항까지 차로 데려다주면서 서너 시간가량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수님 말씀에 의지해 그물을 내렸던 베드로처럼 하늘 어머니 말씀에 의지해 복음을 전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종교에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싫어하던 후임이 그날부터 매일 연락을 해왔습니다.
“성경을 믿을 만한 내용이 있으면 더 알려주세요.”
“형! 내가 죄짓고 지구에 왔다고 생각하니까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궁금해하던 후임은 3주간 성경이 사실인 증거,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의 예언,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에 관한 말씀을 살핀 후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고, 꾸준히 성경을 공부하며 빠르게 믿음이 성장했습니다.
후임 형제님과 초막절을 지키면서 한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바로 생활관에서 같이 지낸 동기들을 모두 시온으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서울, 대구, 포항, 여수로 진리를 전하러 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하고 전도인의 사명을 깨친 동기가 합류했습니다. 셋이서 부산, 순천, 안양 등 동기들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2023년 초막절까지 1년간의 전도 여행을 통해, 생활관에서 1년 8개월간 동고동락했던 동기 9명 전원이 영의 형제가 되었습니다.
군대라는 좋은 복음 밭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 후회만 남을 뻔했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부족한 저를 불쌍히 여겨 군 복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뒤늦은 군 복음의 발걸음을 인도하시고 귀한 열매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