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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아들 소식

2024.02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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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복무요원으로 소방서에서 선복무 중이던 작은아들이 훈련소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주변에서 다들 저에게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정작 저는, 훈련 기간이 3주뿐이고 학교 졸업 후 일찌감치 독립해 자취를 해온 아들이기에 특별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아들도 마찬가지인지 입소 날 훈련소 입구에서 친구와 만나서 들어가겠다고 해 남편과 저는 정문에 아들을 내려주고 쿨하게 돌아섰습니다. 잘할 거라는 응원 메시지도 문자로 넣어주고요.

    의연했던 행동과 달리 그날 저녁부터 갑자기 아들의 안부가 궁금해졌습니다. 훈련소에 갔으니 으레 훈련도 받고 고생도 하겠지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아들에게서 전화 한 통이 없었습니다. 남편을 재촉해 전화를 걸어 보니 전화기가 꺼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잠깐 휴대폰을 줄 때가 있다던데, 열흘째 감감무소식인 아들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폐 수술을 받았는데 그 때문에 훈련이 벅차지는 않은지, 단체생활에 적응 잘하고 상급자의 지시대로 잘 따르고 있는지, 바뀐 환경에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온갖 걱정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혼자 염려와 진정을 오가던 어느 날 드디어 작은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전화였지만 하필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아니라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해놨더니 아들이 곧바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생존신고]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제 휴대폰을 내야 한다는 아들에게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사랑한다’는 문자를 얼른 보내주었습니다.

    짧게나마 아들에게 소식을 들어서인지 이후로 걱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문자 한 통으로도 안심하고 마음을 놓는 저를 돌아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자녀란 아무리 장성해도 눈에 안 보이면 걱정되고 소식을 들으면 반가운 존재인 듯합니다.

    하늘 어머니 마음도 그러하시겠지요. 제가 아들의 문자메시지 하나로 안심하듯 어머니께서도 하늘 자녀들의 소식을 기다리실 겁니다. 그러니 늘 어머니께 기도로 소식을 아뢰고 짧더라도 기쁜 소식을 담은 서신을 자주 올려야겠습니다.

    “어머니, 저희들 아버지 어머니 은혜로 영의 양식 든든히 먹고 서로 연합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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