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원장님과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원장님이 갑자기 큰아들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독립한 큰아들과 몇 주 전 의견 충돌이 있었는데 감정이 상해서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장님은 어머니 이야기에 마음이 찡했는지 큰아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며 말했습니다.
“자식하고 싸우면 부모가 절반은 지고 시작할 수밖에 없어.”
제가 눈을 동그랗게 뜨니 원장님이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왜냐고? 보고 싶으니까. 걱정되니까.”
제가 미용실을 나오고 아마도 원장님은 큰아들에게 바로 전화를 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더 보고 싶고, 더 걱정되는 사람이 자존심을 굽히고 지는 쪽을 선택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자녀가 말을 듣지 않고, 사고를 치고, 방자한 태도로 부모를 대할 때면 부모도 사람인지라 자녀를 외면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라진 자녀에게 미움보다는 안타까움이 일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고, 자꾸 보고 싶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미용실에 다녀온 후 온종일 하늘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천상에서 강포하게 굴었던 저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신 하나님. 이 땅까지 오셔서 제 이름을 불러주시고, 죄를 반복하는 미운 모습도 너른 가슴에 안아 참고 또 참으셨지요. 죄는 미워도 자녀는 미워할 수 없으셨던 하늘 부모님의 애끓는 사랑과 은혜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철이 없었다는 핑계로 하늘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