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관할 관공서에 의견을 전달하고 장소를 추천받았습니다. 당회 식구들에게 봉사 일정을 안내하자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원해 그 내용을 관공서에 알렸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청소하기로 한 장소는 시에서 기계로 정비하고 있어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동장님과 담당 팀장님이 다시 의견을 나눈 뒤 근처에 손길이 잘 닿지 않아 많은 인원이 필요한 곳으로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저희는 곧바로 현장답사를 나갔습니다.
현장에서 꼼꼼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부녀분이 달려왔습니다. 저희가 공무원인 줄 알고 가기 전에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해 달려왔다는 그분은 그 마을 반장님이었습니다. 반장님은 날마다 혼자 쓰레기를 주우며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경고도 했지만 소용이 없어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배수구 정화활동 답사를 위해 나온 봉사자들이라고 설명했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반장님도 함께 정화활동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당일 봉사 장소에 도착한 반장님을 식구들이 환한 미소로 환영했습니다. 반장님은 몇 명만 모이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줄 몰랐다며 놀랐습니다. 식구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나도 이 교회 다녀야 할 것 같다”며 다음에도 봉사활동에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주변 식당에서도 청소한 곳이 참 깨끗해졌다며 칭찬했습니다. 어느 단체인지 재차 확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다음 날 현장을 방문해 깨끗해진 배수구와 주변 환경을 확인한 동장님은 더운 날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