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레터 캠페인을 처음 알게 된 건 유튜브를 통해서였다. 유튜브 메인 화면에서 플라워레터 캠페인 영상을 보고 나도 캠페인에 참여해 보려고 웹사이트를 요리조리 둘러보았다. 가상 꽃집에서 꽃을 선택하고 편지를 쓰면 그 내용을 전송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웹사이트에서 꽃이 활짝 피어나고 움직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그런지 사이트를 보며 몇 번이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꽃을 선택할 때 꽃말까지 적혀 있어 편지의 의미가 배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캠페인에 바로 참여하지는 못했다.
그냥 사이트의 문장을 활용해 클릭만 몇 번 하면 보낼 수 있고 편지를 여러 번 전달해도 되는데, 직접 작성하겠다는 의지와 내 맘에 쏙 드는 완벽한 장문의 편지를 쓰고 싶은 욕심에 계속 캠페인에 참여하기를 미룬 것 같다. 그러는 사이 캠페인은 내 생각에서 잊혔다.
그러던 어느 날 플라워레터를 내가 받았다. 발신자는 엄마, 편지지 배경은 튤립이었다. 전에 친구가 갑작스레 산 튤립이 너무 예뻐서 엄마에게 튤립이 예쁘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걸 기억하고 고른 게 틀림없었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이라고 한다. 그 편지는 엄마의 사랑 고백이었다.
‘꼬물거리는 네 작은 손가락을 붙잡았던 그날, 옹알이하던 네가 처음 날 불렀던 그날,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단다’라고 시작하는 편지는 엄마가 썼다고 하기엔 평소에 쓰던 말투나 단어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캠페인 사이트에서 문장을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 말들이 너무 예뻤고 엄마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는 게 감동이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캠페인 영상을 봤을 때 플라워레터를 바로 썼다면 엄마에게 내가 먼저 편지를 보냈을 텐데, 짧은 글이라도 무척 좋아했을 텐데. 항상 먼저 사랑을 받고 나서야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 부모님께 플라워레터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