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부모님의 무밭에 갔을 때입니다. 무청이 굵어서 튼실한 무를 많이 수확할 수 있을 거라 한껏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막상 뽑아 놓고 보니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크고 예쁘게 생긴 무도 있고 무청만 굵었지 작고 못생긴 무도 보이는 겁니다. 같은 시기에 파종해 같은 땅속, 한 하늘 아래 자랐는데 말이죠.
무를 바라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시온에 거하며 영적 농부이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영적 영양분을 허락받고 있으면서도 과연 나는 튼실한 알곡으로 자라나 있는가 제 믿음을 돌아봤습니다. 이 못난 무와 제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튼실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온전히 자라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번 가을절기 동안 마음과 정성을 다해 회개 기도를 올려 하나님께서 주시는 성령을 힘입고 장성한 믿음으로 거듭나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하나님께서 진정 기뻐하실 수 있도록 믿음으로 가득 찬 알곡이 되어야겠습니다. 영적 추수 때까지는 아직 기회의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