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의 명령을 받고 다른 지역 부대로 전출했습니다. 기존 근무지에 계속 있기를 바랐지만 하나님의 뜻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진리 안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모든 일에 우연은 없고 저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근무지에는 어떤 축복이 예비되어 있을지 상상하면서 하와이에 위치한 해군 기지로 향했습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부대에서 진리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과 달리, 생각만 하다가 기회를 놓친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이번 근무지에서는 하나님의 은혜 속에 첫날부터 한 동료에게 제 신앙을 소개하며 구원의 소식을 전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알고 보니 동료는 저와 같은 지역에서 복무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이라크전에도 참전했고요. 서로 이라크에서의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곳에 가지 않은 동료들과는 공유하기 어려운 것들인 만큼 그 시간이 참 특별했습니다. 저희는 쉽게 친구가 되었고 저는 동료가 가진 신앙적 고민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동료는 입대 후 해군 특수전대에서 근무했다고 합니다. 특수 훈련과 위험한 작전을 자주 수행하는 부대였습니다. 그러다 2년 전 보안 업무 책임자로 내정되면서 거친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동료는 왜 자신에게 이런 환경이 주어졌는지 이해가 안 되었답니다.
한편, 동료는 항공 학위를 받기 위해 기독교 재단 대학을 다니면서 종교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그때 많은 자료를 접하면서 생긴 궁금증들을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그의 질문에 답해주었습니다. 성경과 관련된 자료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성경 말씀이 인봉됐기 때문이며, 인봉된 말씀을 풀 수 있는 분은 오직 다윗의 뿌리밖에 없음을 설명해 주었지요. 그는 대단히 놀라워하며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틀 정도 말씀을 살피고 동료는 마침내 인봉된 성경의 비밀을 풀어주신 재림 그리스도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6개월 정도 공부하고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저했습니다. 그래서 빌립에게 말씀을 전해 듣고 즉시 침례를 받은 에디오피아 내시의 역사(행 8장 27~38절)를 알려주었습니다. 종교 수업 때 이 구절을 공부했다는 동료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 사랑과 희생에 감사드리며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동료는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영접한 것이 얼마나 기쁘고 안도가 되는지 제게 말했습니다. 동료가 왜 오랫동안 누볐던 현장을 떠나 이곳 사무실에서 일하게 됐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도요. 역시 모든 일에 우연은 없고 하나님의 뜻이 있었습니다.
동료가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한 생명이 탄생하기까지 어머니는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자녀를 낳은 후에도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통이 이어집니다. 출산 후 회복되는 동안 몸은 계속 변하고 그 와중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를 돌보고, 음식과 영양분을 제때 공급해 주려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는 등 수고하고 희생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자녀를 걱정하고 자녀의 행복만을 바랍니다.
하늘 어머니께서도 자녀들이 생명을 얻고 구원받기까지 당신의 고통은 뒤로하신 채 모든 고난을 감내하십니다. 저는 그동안 한 영혼을 시온으로 인도하는 축복을 허락받아도 이런저런 핑계로 그 영혼을 돌보려고 노력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이제는 어머니께서 제 영혼을 돌보고 보살펴 주시는 것처럼 형제자매를 사랑하고 섬길 것입니다. 이곳으로 저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복음 사명에 힘과 뜻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