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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향기

남부 아프리카 청년 캠프 이야기

2019.09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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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교회에서 8일간 남부 아프리카 청년 캠프가 열렸습니다. 캠프 첫날, 각지에서 온 220여 명의 청년들은 어색함과 설렘이 깃든 얼굴로 캠프장에 들어섰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캠프를 통해 변화될 청년들의 모습이 많이 기대됐습니다.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프리토리아, 요하네스버그, 더반교회는 물론이고 타국인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오자면 24시간 버스를 타야 합니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탄자니아에서는 2박 3일이 걸립니다. 캠프가 열리기 전 케이프타운교회 목회자들과 청년들은 해외성도 방문단으로 한국에 갔을 때, 자녀들을 사랑과 배려로 돌봐주시던 하늘 어머니와, 어머니를 닮은 한국 식구들을 떠올리며 먼 길을 오는 귀한 손님들에게 어떻게 감동과 은혜를 전할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먼저 캠프 장소인 강당 앞에 고앤컴 간판을 만들어 내걸고 밤에도 글자가 잘 보이는 LED등을 장착해 한국의 옥천고앤컴연수원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한 의료팀, 청소팀, 공부 모임 준비팀, 이벤트팀 등을 구성해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첫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겸 환영식에서는 청년 캠프의 목적과 캠프에서 지켜야 할 예절 등을 재미있는 영상에 담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 아프리카 하면 빠질 수 없는, 흥이 넘치는 율동과 노래를 선사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탕 목걸이를 걸어주며 활기차게 캠프를 시작했습니다. 캠프는 체육대회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 대부분 성경 공부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 교육관으로 탈바꿈한 두 개의 강당에서 청년들은 하루 종일 학구열을 뿜어냈습니다.

    지교회를 관리하는 청년들의 복음 사례 발표 시간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한 지교회에서는, 오래도록 교회 운영을 맡아왔던 한국인 부부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자 식구들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제가 당신을 돌봐줄게요” 하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약속대로 다음 날부터 누구 할 것 없이 시간 나는 사람이 식사 준비를 하고, 시온에 필요한 물품들을 채워 넣으며 함께 복음 밭을 일구어 나갔다고요. 그 결실로 올해 유월절에 200여 명의 식구들이 절기를 지켰다는 소식에 모두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 청년들 중 한 명은 자신이 속한 지교회 담당자의 사례 발표가 끝나자 “지교회 담당자들이 이렇게 수고하는지 몰랐다”며 그동안 교회에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진솔한 시온의 향기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캠프 마지막 날, 식구들은 강당에 모여 캠프의 감동과 은혜 그리고 하늘 소망으로 다진 복음의 목표와 각오를 담아 어머니께 편지를 써내려갔습니다. 강당을 채우던 비장한 기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프리카 복음을 위해 청춘을 아끼지 않는 듬직한 청년들이 참으로 장하게 느껴졌습니다.

    캠프의 대미는 목회자들의 인사로 장식했습니다. 목회자들은 그동안 부족한 모습을 이해해주고 묵묵히 따라준 청년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큰절로 표현했습니다. 청년들이 울먹이며 “위 러브 유”를 힘차게 외치는 순간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배우고, 넘치도록 받은 사람들인데 지금까지 왜 그토록 표현에 서툴렀을까 싶었습니다.

    아프리카에도 이처럼 보석같이 반짝이는 새벽이슬 청년들이 있습니다. 거룩한 말씀의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는 청년들을 보면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오는도다”(시 110편 3절) 하신 성경 예언이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실감합니다. 놀라운 예언의 무대에서 아프리카 복음을 이끌어갈 복음의 주역들을 섬기는 일에 쓰임받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청년들의 가슴속에 새겨진 복음의 비전이 엘로힘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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