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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물들이기

202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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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게 번진 쪽빛 하늘과 깊이 잠긴 쪽빛 바다. 똑같이 쪽빛이라 부르지만 눈에 비치는 빛깔은 조금씩 다르다. 한해살이 식물인 쪽에서 얻는 실제의 쪽빛 역시 염색을 거듭할수록 다른 깊이를 낸다.

    생쪽에서 얻을 수 있는 푸른 염료는 물에 바로 녹지 않아서, 섬유에 스며드는 상태로 바꾸기 위해 알칼리성 환경에서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베어 낸 쪽잎을 물에 담가 푸른 색소를 우려낸 뒤, 석회 가루를 넣고 휘저으면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를 ‘니람’이라고 한다. 니람을 잿물, 누룩 등과 섞고 오랜 기간 숙성시켜 쪽물을 만든다. 쪽물에 담가 초록빛으로 물들인 천이 공기에 닿으면 산화하고 고착되면서 서서히 푸른빛을 띤다.

    이때 천을 쪽물에 담그고 꺼내는 과정을 반복할수록 색의 밀도가 높아지고 쪽빛이 층층이 쌓여 깊어진다. 충분히 스며든 색은 쉽게 바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고유의 빛깔을 유지한다.

    쪽빛이 여러 번의 염색을 거치며 깊어지듯, 우리 믿음도 인내와 연단을 반복할수록 깊어진다. 나를 낮추는 시험에도 인내하고, 기도하며, 말씀으로 심령을 채우는 동안 마음 구석구석 감동과 감사가 스며든다. 그렇게 짙어진 믿음은 시련에 쉽게 빛을 잃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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