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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사랑과 열정이 꽃피는 피지에서

2025.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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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태평양에 자리한 피지는 33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로, 전체 면적은 한국의 경상북도 정도입니다. 인구 1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이지만 하나님과 성경 말씀을 순수하게 사모하는 사람들이 많은, 복음의 옥토입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진 지 몇 년 되지 않은 피지는 저희에게 무척 생소했습니다. 다른 대륙의 국가로 선교를 계획했다가 피지로 가게 된 단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지가 정해졌을 때, 선교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부담감과 좋은 결실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복음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끌어가는 것임을 되새겼습니다. 저희는 오직 아버지 어머니만 믿고 나아가자고 각오를 다지며, 피지 수바에 놀라운 복음의 역사를 허락해 주시기를 마음 모아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설렘 반 긴장 반으로 피지에 발을 내디딘 저희를 현지 식구들이 흥겨운 노래로 반겨주었습니다.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저희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식구들을 마주하니 그동안의 걱정과 염려가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그래, 여기도 사랑하는 시온 가족들이 있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함께해 주시는 곳이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피지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피지는 복음의 꽃이 활짝 필 땅이 분명했습니다.

    어떤 놀라운 일이 펼쳐질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그날 오후 말씀을 전하러 나섰습니다. 피지 사람들은 저희가 전하는 성경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말씀을 달게 받아들였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저희의 말을 경청하고 때로는 질문을 던지며 진리를 더 알고 싶어 하는 모습에 곧 복음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문턱을 넘어 그들을 하나님 품으로 온전히 이끄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시온으로 인도하면서 큰 걸림돌로 여겨진 것이 바로 시간 약속이었습니다. 피지에서는 약속을 정해도 그보다 몇 시간 뒤에야 만나는 상황이 일상적인 데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아 아예 약속 시간을 막연하게 정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여겨졌습니다.

    약속이 취소되는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처음에는 그저 안타깝고 속상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이 그만큼 하나님을 경외하며 진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 한다는 것이 느껴져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긴 영혼들은 꾸준히 시온에 와서 성경을 살폈고,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기억하고 안식일에 스스로 시온으로 나아왔습니다.

    그중에는 다섯 번이나 약속이 연기된 끝에 재회한 분도 있었습니다. 약속을 미루며 저희의 애를 태우던 그분은 진리를 기쁘게 영접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고, 삼일 예배와 안식일 예배에도 연이어 참석했습니다.

    “저를 시온으로 데려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희가 피지에서 드린 마지막 예배 날, 자매님이 건넨 한마디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약속이 여러 번 미뤄지는 갖가지 상황 속에서도 한 영혼을 위한 구원의 길을 정성스럽게 예비하시고 마침내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하나님께 나아온 모든 하늘 가족이 사랑스럽고 귀한 보물 같았지만 그중 한 식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는 주택가에서 말씀을 전하다 한 집의 현관문을 두드렸는데 안에서 누군가 들어오라고 답했습니다. 들어가 보니 문 앞에 놓인 침대에서 부녀분이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분은 질병으로 인해 시력을 거의 잃고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는데도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원했습니다. 한 말씀이라도 놓칠세라 진리를 전하는 저희 목소리에 집중한 그분은 안식일과 유월절을 꼭 지키고 싶어 했고,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도 인정하며 생명 얻기를 원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방문해 계속해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확실한 말씀을 통해 참과 거짓을 분별한 그분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안식일을 너무 지키고 싶습니다. 움직이기 힘든 제가 어떻게 해야 시온에 갈 수 있을까요?”

    그 눈물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를 마음 깊이 바라는 이 영혼이 분명 우리 하늘 가족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방문한 날, 그분은 단정한 옷을 갖춰 입고 누워 있던 침대도 깔끔히 정리한 채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규례를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생명의 예식에 참예하며 두 손을 모으고 ‘아멘’으로 응답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마침내 구원의 약속을 받고서 이제는 자신도 천국 가족이라며 행복해하던 자매님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자매님이 현지 식구들과 성경 공부를 지속하며 믿음을 키워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의 발걸음을 피지 수바로, 또 자매님의 집으로 이끌어주셨기에 자매님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피지에서 한 영혼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게 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진정 감사드립니다.

    피지에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고, 피지 복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고 나선 단기선교였지만 오히려 저희가 넘치는 축복을 받고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피지는 어머니 계신 한국과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피지 식구들은 영적으로 어머니와 가까웠습니다. 눈빛, 말투, 행동 하나하나에 어머니를 향한 사랑이 스며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을 하고도 쉬지 않고 시온에 나와 복음에 동참한 식구, 다리가 불편한데도 아픔을 참으며 저희 일정에 동행해 힘을 보탠 식구, 아버지 어머니를 간절히 사모하고 천국을 소망하며 믿음을 지키는 식구들을 보며 저희 믿음을 돌아봤습니다. 한 영혼을 살리겠다는 간절함, 어머니께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식구들과 함께 웃고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진짜 천국 가족임이 느껴졌습니다.

    “이별 없는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가슴 벅찼던 12일간의 여정이 생생합니다. 저희는 현지 식구의 마지막 인사말을 가슴에 간직하고 각자 위치에서 더 깊은 믿음과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에 임하고 있습니다. 수바가 있는 비티레부섬을 비롯해 피지의 수많은 섬에 속히 진리가 전해져 피지 복음이 완성되고, 나아가 전 세계 복음이 완성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복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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