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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어머니를 닮은 간절함으로

2024.07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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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전팔기.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면 된다지만 저는 고작 두 번 넘어지고도 다시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넘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두 번의 해외 단기선교에서 비록 복음의 결실은 없었어도 너무나 값진 깨달음과 감동을 얻었으니까요. 말이 잘 통하지는 않아도, 기쁜 일은 모두가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누군가 힘들어하면 함께 위로하면서 ‘형제 사랑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영적 연대감을 느꼈고, 낯선 곳에서의 봉사활동은 시야를 넓혀주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냈다는 가슴 벅찬 감동까지 안겨주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감사한 일이 너무나 많았는데 제 마음에는 자꾸 한 가지 생각만 맴돌았습니다.

    ‘이번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세 번째 단기선교를 나설 기회가 눈앞에 있었지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서인지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 잡지 못하면 더 후회하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더 준비하고 도전하자며 자꾸만 저 자신을 합리화할 뿐이었습니다.

    의기소침한 채로 2023년 한 해를 다 보내고 나니, 역시나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두려움에 미루기만 하면 언제까지고 후회만 할 것이었습니다. 달라져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손을 잡고 일어서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부족하고 겁이 많은 제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셨습니다. 목적지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 나미비아였습니다.

    출국 전까지 열심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출국 당일, 마음이 아니라 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몸살이 난 겁니다. 출국을 준비하면서 단원들과 함께 건강히 복음을 전하고 돌아오기를 기도하자고 약속해 놓고서도 정작 기도를 소홀히 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면에서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고, 세세히 간구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건강히 다녀오도록 도와주시길, 그제야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드렸고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나미비아에 도착했을 때는 씻은 듯이 괜찮아졌습니다. 매사에 하나님을 의지하자는 다짐 속에 선교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틀 차에, 조카를 돌보던 디넬라고라는 청년을 만났습니다. 재앙에서 보호받는 확실한 표인 하나님의 인에 대해 전했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토착어인 오밤보어를 사용해, 영어로 하는 저희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현지 식구와 오밤보어로 성경에 대해 더 알아보겠느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진리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성경 말씀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다음번 만나는 날에 새 생명의 축복을 받기로 했는데, 이후 디넬라고로부터 집에 가족들이 와서 저희와 만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씀을 알아보기로 했던 다른 이들도 대부분 답이 없거나 약속을 미뤘습니다.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이번에도 안 되는 건가’ 하는 나약한 생각이 문득문득 마음에서 요동쳤습니다. 그럴수록 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영혼들이 구원받기를 거듭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이 단기선교가 제게 축복의 기회인 동시에 나미비아 사람들에게는 구원의 기회이기도 했으니까요. 제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애타는 하늘 어머니의 심정이 조금이나마 헤아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이시며 한 자녀 한 자녀 당신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셨을지요. 어머니께서 저희를 포기하지 않으셨듯, 저희도 이 영혼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불현듯, 열매를 맺고 싶으면 요한복음 15장을 읽으라던 교훈이 떠올라 곧바로 성경을 펼쳐 읽었습니다.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장 5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두 번이나 약속이 미뤄진 끝에 디넬라고를 다시 만나는 날에도 식구들과 요한복음 15장을 읽으며 그가 꼭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소원했습니다. 단정한 옷차림으로 저희를 맞이한 디넬라고는 드디어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단기선교를 통해 마침내 찾은 하늘 가족. 꿈같은 현실에 기쁨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꿈꾸듯 행복했던 나날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 뒤에는 나미비아에서 인연을 맺은 티파니라는 청년이 현지 식구들과 계속해서 말씀을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리를 깨닫고 꼭 구원받기를 날마다 기도드렸습니다. 한 달가량이 지나고 그분도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나미비아에서 뿌린 말씀의 씨앗이 식구들을 통해 생명수를 공급받아 결국 싹을 틔우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해외선교에 참여해 좌절도 맛보고 복음 목표를 성취하는 희열도 느끼며 얻은 것이 많습니다. 복음 안에서 받는 고난과 어려움은 모두 우리가 마침내 큰 그릇이 되도록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임을 알았습니다. 앞선 해외선교에서 형제사랑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영혼 구원을 위한 간절함을 배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구원 주신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어머니를 닮은 간절함으로 세계복음을 완성할 때까지 뜨겁게, 더 뜨겁게 달려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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