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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인내하며 뿌린 씨앗이 결실하기까지

2025.1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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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복음의 비전을 품은 주위 식구들을 봐오면서 저도 유럽으로 선교하러 가겠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조건 등 여러 장애물에 부딪혔지만 하나님 은혜 아래 어려움을 이겨내고 스페인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단기선교단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바르셀로나 산마르티 지역이 저희의 선교지였습니다. 산마르티 복음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할 텐데 그 사명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저희가 의지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기에 스페인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 사랑을 듬뿍 전할 수 있기를, 영육 간 건강하게 선교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 단원들과 마음 모아 기도드렸습니다.

    스페인에 도착하니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해가 지는 오후 10시쯤까지 하루 종일 뜨거운 날씨 속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산마르티 지역은 쇼핑몰, 기업, 대학, 주택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저희가 갔던 시기가 휴가철이라 스페인 사람보다 휴가를 즐기러 온 외국인을 자주 마주쳤습니다. 또 아직 시온이 세워져 있지 않다 보니 전도뿐 아니라 진리를 더 알아보려는 사람과의 성경 공부, 손님 대접, 침례 예식 준비, 식사 준비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직접 챙겨야 했습니다.

    스페인 국민 중 상당수는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인간은 신을 인식할 수 없다는 이론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저희가 ‘어머니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 잘못 말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성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적어 단 한 명에게도 진리를 자세히 알리지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기운이 빠질 만한 환경이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는 저녁마다 모여 그날의 전도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더라도 ‘눈물로 뿌린 씨앗 열매 되게 하옵소서’라는 새노래 가사처럼, 수없이 뿌린 복음의 씨앗들이 언젠가 싹을 틔우고 마침내 결실할 것이라고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인내의 열매를 허락하시리라 믿고, 하나님께 감동을 드리자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단원 중 누구라도 지치지 않도록 5인 6각 달리기를 하듯 서로를 지탱하며 연합하자,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이 점차 달라졌습니다. 진리를 듣고 더 알아보기를 원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고 몇 명은 저희 숙소로 찾아와 자세히 말씀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2주가 지나면서 귀한 하늘 가족들이 속속 찾아졌고 한 달 일정으로 선교를 계획한 단원들이 귀국하는 날을 며칠 앞두고는 저를 제외한 단원 모두가 열매를 맺었습니다. 선교단의 땀방울이 결실을 거둔 기쁨에 가슴이 벅차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단원들보다 2개월 더 선교할 예정이라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꼭 단원들과 함께 열매를 맺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제 간절한 소원을 아시고 들어주셨는지, 한 단원과 같이 전도하다가 말씀을 사모하는 영혼을 만났습니다.

    스페인에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던 어느 날, 도로 공사 하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소음이 심해 말씀을 전하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니었지만 왠지 조금 더 그 길로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 길에서 마주친 한 여성분에게 어머니 하나님을 전하고 있다고 하니 흔쾌히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서툰 스페인어로 발표를 마치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그동안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가도 취소하는 사람이 많아 약속한 당일까지 이분이 과연 약속을 지킬지 염려했는데 기우였습니다. 그분은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바르셀로나 시온 앞에 도착해 오히려 저희를 기다렸습니다.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하늘 가족을 드디어 만난 것 같아 가슴이 뛰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살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분이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교회에 발길을 끊게 된 사정을 들었습니다. 신자들이 순수하게 하나님을 믿어서가 아니라 자기를 도와주길 바라는 등 개인적인 이유로 교회를 다니는 모습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속적인 신앙에 염증을 느껴 교회를 향한 마음 문을 닫은 그분은 우리 교회가 경건하게 예배하는지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주 안식일, 그분은 오전 예배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시온에 와서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휴가 기간이라 3주 정도 만나지 못했지만 꾸준히 연락해 안부를 물으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휴가 기간이 끝나고 그분은 다시 안식일 오전 예배마다 시온으로 나아왔습니다. 기도에 아멘으로 응답하고, 새노래를 따라 부르며 이 노래가 제일 좋다고 제게 슬쩍 이야기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 식구 같았습니다. 예배가 마치면 성경 말씀을 공부했습니다. 그분은 설교에서 들은 내용을 기억하고 궁금했던 점을 질문해 가며 말씀을 달게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침례만큼은 나중으로 미루었습니다.

    그렇게 4주가 흐르고, 제가 출국하는 날이 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애가 탄 저는 안식일이 돌아오기 전 평일에 만나자고 청했습니다. 다시 만난 날, 재림 그리스도와 하늘 어머니에 대한 예언들은 이미 공부했기에 유월절과 침례에 관한 하나님의 뜻을 재차 전한 뒤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 받기를 원하는지 물었습니다. 마침내 “Si(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자매님은 아버지 어머니께서 구원자이심을 시인하며 망설임 없이 기쁘게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기다렸던 열매였기에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껏 산마르티 지역에 수없이 뿌린 복음의 씨앗들이 헛되이 뿌려진 것이 아니었음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곳에도 복음의 싹이 조금씩, 천천히 움트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자매님은 저희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자매님의 집에 방문한 날, 자매님의 남편과 딸도 저희를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자매님은 가족들에게도 구원의 소식을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 말씀을 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자매님이 믿음을 굳게 세워서 가족들도 시온으로 꼭 인도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유럽에서 하늘 가족 한 명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때로는 지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끝까지 인내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산마르티 시온의 기둥이 될 영혼을 예비해 두셨으리라 믿으면서요.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자녀의 기도에 큰 축복으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결실하기까지 제가 인내한 시간은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저를 위해 인내하시고 기다려주신 시간에 비할 수 없이 짧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복음 초창기 외로이 복음의 길을 걸어가시며 자녀들 생각에 애태우셨을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을 조금이나마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믿음대로 된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믿고 행했을 때 믿는 것의 실상을 허락해 주시는 역사를 체험하고 나니 믿음이 부족했던 지난날의 제 모습이 하나님께 죄송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사랑으로 붙잡아주시고, 해외 선교를 통해 귀한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온전한 믿음으로 천국 복음을 완성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 복음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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