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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26.0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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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등이 꺼진 골목,
    어둠은 벽돌 틈마다 눅눅히 번진다
    젖은 바람은 무너진 담장을 더듬다
    쉰 숨결로 흩어진다

    깨진 보도블록 사이, 웅크린 물웅덩이 하나
    바람 한 조각을 삼키고 조용히 식는다
    숨을 접은 공기 속
    발끝마저 망설이는 틈
    거기,
    빛 한 점이 느릿하게 다가온다

    바람도, 물도, 발자국도 아닌
    가장 느린 떨림으로
    반딧불 하나가 얼굴을 연다

    흔들리는 몸, 어둠을 깁는 손짓
    슬며시 빛이 번진다
    골목 구석마다
    숨죽인 눈길들이 피어난다

    반딧불 하나,
    떨리는 빛 하나가
    세상의 가장 낮은 층을
    조용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가장 약한 몸으로
    가장 깊은 어둠을
    오래도록 꿰매고 있었다

    가장 낮은 자로 오셔서
    내게 빛을 비춰주신 이가 생각 나
    하염없이 반딧불을 바라보다 새벽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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