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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여는 숨결

2026.0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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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는 먼저 봄을 보냈다
    손등에 남은 흙과 주름으로 길을 그어
    얼어붙은 땅 위에 숨을 불어넣었다

    밤새 깨어 지킨 작은 불빛 하나로
    차가운 창문을 녹이고
    아이들의 꿈을 부드럽게 풀어놓았다

    입술에 맺힌 말은 적었으나
    침묵은 씨앗이 되어 땅속에 스며들고
    다음 계절의 꽃망울을 약속했다

    어머니의 발자국은 소리 없이 깊었고
    그 깊이에서 새싹들은 용기를 얻어 솟아났다
    눈물은 비가 되어 뿌리를 적셨다

    누군가를 살포시 덮어준 담요처럼
    어머니의 희생은 밤을 덮고 낮을 열었다
    손길이 닿은 곳마다 온기가 번졌다

    봄은 어머니의 숨결로 열렸다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따뜻한 향기가 남아 사람들을 불렀다

    어머니는 꽃이 피기 전의 고요를 견뎠다
    아무도 보지 못한 손놀림으로 계절을 바꾸고
    자신의 이름 대신 아이들의 웃음을 심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눈부신 꽃을 보았다
    한 송이 한 송이, 어머니의 기도였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피어난 빛이었다

    어머니가 흘린 시간은 꽃잎이 되어 흩날리고
    그 향기는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을 적신다
    봄을 여는 것은 꽃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의 숨결을 따라 걷는다
    발밑에 깔린 꽃잎 하나를 주워
    그 안에 담긴 고통과 기쁨을 읽는다

    그리고 속으로 말한다
    당신의 희생으로 열리는 이 계절을
    결코 잊지 않겠노라고

    이제 그 꽃잎 위에 복음의 씨앗을 얹는다
    어머니의 손길로 피어난 이 사랑이
    더 많은 마음에 닿아 새 생명 이루기를

    어머니, 잃어버린 영혼들을 은혜로 품어 새 길로 인도하소서
    봄이 온 이 땅에 진리의 빛이 퍼져
    모든 이가 어머니 품에서 참된 생명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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