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의 이름
2026.04.7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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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운
봄이 스며들면
뿌리를 내린 나무 위로
빛의 향연을 품은 꽃이 내려앉습니다
햇살은 오래 머물다
꽃의 숨을 천천히 열고
분홍빛 여린 결도 바람에 풀려
하루의 가장 얇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옷깃을 적시는 봄비도 참,
사랑히 내립니다
하늘에서 이어진 인연 하나
몸에는 열 달의 수고를 심고
영혼에는 영원을 심어
눈물겨운 희생으로 이어진 시간이
한 생의 방향이 되어
봄의 하늘 아래
가만히 매달립니다
열매를 남기기 위해
봄은 제 꽃을 먼저 접어
고운 향기를 흩뿌립니다
무성해진 나무는
그제야 고개 숙여 잎을 떨구며
그늘 아래 떨어진 봄의 이름을 감싸안습니다
당신을 부르면
사랑의 첫 미소를 부른 것이며
스스로 바스러진 봄의 한날을 부른 것이며
고요히 빛에 잠긴 꽃을 부른 것입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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