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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시원한 바람

내리막길

맑음이♥25.03.0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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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위를 심하게 타는 내게 지난여름은 유독 힘들었다. 날이 조금씩 선선해지고 외출을 시도할 만한 때였다.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식구가 생각나 만나기로 했다.

    운전면허가 없어 평소 자전거를 애용하는데 약속 장소를 검색해 보니 20분 정도 되는 거리였다. 초행길이라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집에서 나왔다. 몇 차례 길을 잘못 접어들었고, 차로 다닐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오르막길이 많았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에 그늘 하나 없었다. 아무리 날이 풀렸다 해도 뜨거운 햇볕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좀 더 날이 풀린 후 만나자고 할 걸 싶고… 오르는 내내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20분이면 도착한다던 장소에 40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 식구를 만나 대화하는데 식구는 하나님을 만나 정말 다행이라며,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면 큰 축복을 주실 것을 믿는다며 연거푸 감사를 돌렸다. 식구에게 뭐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어 만났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는 식구를 통해 오히려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올 때는 온통 오르막길이라 너무 힘들더니 이제는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내리막길을 달리는데 습하지 않은 가을바람이 맞부딪혀 매우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때로는 따가운 뙤약볕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올라야 하는 길도 있겠지만 오르막길이 지나면 그만큼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수월하겠는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적당한 속도를 내며 움직이는 자전거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식구의 말을 되새겼다.

    “하나님을 만나 정말 다행이에요.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면 복을 주실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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