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고랑에 무성한 풀 베러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허리춤에 호미 한 자루 꿰고
십 리나 되는 밭에 나가시는 울 엄마.
동네 어르신들은
봄꽃놀이 간다고 하하 호호
관광버스에 몸을 싣건만
울 엄마는 흰 고무신 타고
밭으로 향하신다.
코끝에 내려앉은 봄꽃 향기는
엄마의 한숨에 흩어지고
풀잎에 맺힌 이슬들은
눈물처럼 흘러
엄마의 고무신을 적신다.
하얀 고무신이
흙투성이 될 때까지
자식 앞길의 고단함을 캐내듯
엄마의 호미질은 끝이 없다.
오늘도
울 엄마는
자식 향한 마음
밭고랑에 풀어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