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익은 김장 김치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김치만두를 빚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저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별생각 없이 내일 만들자고 했습니다.
다음 날, 부모님은 양손 가득 장을 봐 오셨습니다. 밀가루와 부추, 당면, 고기, 두부 등등의 만두소 재료였습니다. 엄청난 재료를 보고서야 괜히 만두를 해 먹자고 했나 싶었습니다.
부모님은 재료들을 씻고 볶고 데치고 다지며 만두 빚을 준비를 하셨습니다. 만두피도 직접 만들어야 맛있다며 직접 반죽하셨습니다. 재료 준비에만 꼬박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만두를 빚는 데 그렇게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지 몰랐습니다.
저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먹고 싶다고 한 사람은 분명 저인데 부모님은 도와달라는 이야기 한번 하지 않으시고 열심히 만두를 빚으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항상 그랬습니다. 늘 돌봄을 바라는 어린아이처럼 저는 모든 것을 당연한 듯 요구했고, 부모님은 기꺼이 철부지의 말을 들어주시고 희생해주셨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지금도 부모님은 제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려 하시고요.
하늘 부모님께서도 늘 사랑을 베풀어주기만 하십니다. 영육 간 넘치도록 사랑을 받는 저는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사람인지요. 더 이상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부모님 사랑에 보답하는 자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