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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맑음

인사

정장에이대팔21.03.20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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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이사를 했다. 이웃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첫째 날, 엘리베이터에서 한 주민을 만났다. 얼떨결에 둔탁한 저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분은 아무 반응도 없이 나를 등지고 섰다. 1층에서 다른 이웃과 마주쳤다. 나는 다시 한 번 “안녕하세요” 하며 나지막이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나를 한 번 쓱 보더니 대꾸도 않고 자기 갈 길로 가버렸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서 옆집 아이와 마주쳤다. 아이는 아주 밝고 힘찬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나는 반사적으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고 무릎을 굽히며 “안녕!” 하고 답했다. 그때 알았다. 지금껏 이웃들이 왜 내 인사에 묵묵부답이었는지를.

    다음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을 만났다. 나는 미소 띤 얼굴로 밝고 힘차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번에 새로 이사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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