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빈혈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와서 정밀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의사는 철 결핍성 빈혈을 방치하면 부정맥이나 심부전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최소 6개월 이상은 약을 복용하라고 했다.
처방대로 두 달 정도 빈혈 약을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꺼워 복용을 중단했다. 그러자 조금씩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간간이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났고 눈이 침침하고 손발이 저려 자다가 깨기도 했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할 때도 있었다. 갱년기 증상이려니 하며 방심하다 결국 사달이 났다.
어느 날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사방이 빙글빙글 돌았다.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이 너무 심해서 앉아 있을 수조차 없었다. 급한 대로 하루 세 번 빈혈 약을 복용하면서 이틀을 꼬박 누워 있었더니 증상이 가라앉았다.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고통을 겪은 후에야 처방받은 약과 빈혈에 좋다는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애초에 의사의 지시대로 하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에 신경을 썼더라면 이같이 악화되지는 않았을 텐데.
신앙생활에서도 영적 의원이신 하나님의 지시에 잘 따르면서 영혼이 보내는 위험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앙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든지 전도 활동력이 떨어진다든지 말씀의 꼴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든지 등등의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면 즉시 내 영혼의 상태를 점검해보아야 한다. 방심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새 언약 규례를 잘 지키고 말씀 상고와 기도를 쉬지 않을 때 연약한 우리 영혼이 강건해질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복음의 걸음도 내디딜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마침내 아픔과 고통이 없는 천국에 도달해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