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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무지개

동백

사도임이21.02.212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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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을 잊게 하는 꽃나무 앞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늘 피고 지는 꽃들에 싸여 꽃의 귀함을 모르고 살다가
    꽃을 찾기 어려운 계절이 오고서야
    비로소 꽃을 본다.

    주변이 다 추위에 주눅 들어 있건만
    눈과 서리, 몸서리쳐지는 한파를 맞으며
    찬란하게 피어난 동백의 숙명에
    나는 엄숙해졌다.

    국화도 지고
    화려한 채색의 단풍도 다 떨어져
    마른 낙엽만이 뒹구는 메마른 계절
    쓸쓸함의 공백을 메우는 동백.

    어느 날엔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한 채로
    조금의 미련도 없이 송두리째 땅에 떨어져
    온기가 식어버린 차가운 땅을
    뜨겁고 붉게 물들이리라.

    자녀 구원이란 숙명 앞에
    아름다운 하늘의 영광을 송두리째 내던지시며
    자녀의 죄를 담당하시려 단번에 드리신바 되신
    그리스도.

    차디찬 사망의 땅에 뜨거운 생명의 꽃을 피운
    숭고하신 사랑을 기억하며 나는
    인생의 찬 서리에 결코 시들지 않고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는 믿음으로
    피울 수 없는 중에 복음의 꽃을 피우리라.

    저 동백처럼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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