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예배를 마치고 청년들과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쓰레기를 치우러, 다른 식구는 방역을 하러 가며 각자 흩어져 맡은 일을 했다. 얼추 마무리된 것 같았는데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을 들여다보니 청년부 교사를 맡고 계신 장로님이 직접 청소를 하고 계셨다. 얼른 들어가 바닥의 물은 제가 닦겠다고 하고 걸레를 챙겨왔다. 청년들을 불러서 부탁해도 됐을 텐데 묵묵히 본을 보이시는 모습에서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잠잠히 행동으로 사랑을 증명하신 아버지. 장로님의 모습은 그런 아버지를 닮아 있었다. 나도 그 본을 따라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자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