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편이 어깨 회전근개파열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매일 새벽, 학교에 급식 자재를 배달하며 무거운 짐을 들고 내리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남편에게 어깨 통증은 만성 질환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약물과 주사요법 등의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없어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남편에게 미안했습니다. 발병 초기에 일을 쉬면서 치료를 받았다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언젠가 남편이 어깨가 너무 아프다며 일을 그만두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말을 꺼낸 남편에게 저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묵묵히 쉬지 않고 가정을 위해 누구보다 성실히 일한 남편이건만 저는 아픈 남편보다 앞으로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갈지가 더 걱정이었습니다. 남편 역시 가족들 생각에 일을 그만두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로 하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버지께서는 37년 긴 세월 동안 석수 일을 하셨습니다. 돌을 깨고 나르는 일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상하셨을 텐데 등 뒤에 생긴 주먹만한 굳은살을 복음의 훈장으로 여기시며 진리를 전하셨습니다. 아버지께도 아프고 피곤해 쉬고 싶었던 때가 있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하늘 자녀들의 구원을 생각하면 결코 그럴 수 없으셨겠지요.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무게도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데 그 많은 자녀들을 돌보시며 시온을 꾸려가시는 동안 아버지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이제는 하늘 아버지의 희생을 헤아리고 그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자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