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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소식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

2025.1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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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창 시절부터 같은 당회에서 친구처럼 지내온 저희는 군 생활도 같이 하기로 마음먹고 나란히 최전방 부대에 지원했습니다. 입대 전 충분히 각오하고 준비했어도 역시나 군대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근무 설 때 하던 말을 밤에 잠꼬대로 할 정도로 늘 긴장되어 있는 데다, 철책을 점검하느라 하루걸러 산을 타면서 무릎은 또 얼마나 아픈지, 고립된 환경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웠습니다.

    안식일은 그래서 더욱 소중했습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장 20절) 하신 말씀을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대 전에는 당연하게 시온에 가서 당연하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군대에서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전날부터 근무 일정을 확인하고 예배처를 준비하면서 예배 한 번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매 예배를 정성껏 드리며 하나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일상에서 감사할 일들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365일 군사분계선 주변을 경계하며, 복음의 최전방에서 자녀들을 지켜주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얼마나 긴장된 일상을 보내고 계실까 싶었습니다. 그 희생으로 저희의 하루가 빚어진다는 생각에 매일이 감사하고 특별했습니다. 철책 점검을 나가 산을 오를 때는 복음을 전하시려 산골 오지로 향하셨던 아버지가 떠올라 감사했고, 고개를 들지 않아도 다른 산들이 보일 정도의 산꼭대기에서는 하나님과 좀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아 또 감사했습니다. 겨울에는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을 보면서 새삼 하나님의 권능을 체감했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더 생긴다는 말처럼, 범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니 하나님께서는 축복을 끊임없이 주셨습니다. 부대 내 여유 공간이 거의 없는 상황에도 예배드릴 장소를 승인받았고, 진리에 관심을 보이는 선후임도 늘었습니다. 그중 몇 명은 진리 발표를 들으며 궁금한 내용을 묻기도 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도 받고 싶어 했습니다. 진리를 듣고 놀라워하던 한 선임은 전역 전 마지막 휴가 때 함께 시온에 가서 새 생명으로 거듭났습니다. 맞선임도 열린 마음으로 말씀을 살피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지난 오순절 전도축제 기간에는 한 후임이 매일 일과 후 말씀을 들었습니다. 성경이 사실이라는 과학적 증거에 한 번 놀라고, 예언 성취에 두 번 놀란 후임은 유월절과 안식일, 엘로힘 하나님에 관한 진리를 듣더니 자신도 어머니 하나님을 믿고 유월절을 지켜 구원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경의 모든 말씀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서로 맞춰져 이 시대의 구원자를 정확히 증거한다는 점이 너무나 신기하다고 감탄했습니다. 그다음 휴가 때 기쁜 마음으로 엘로힘 하나님을 영접한 후임은, 이후로도 저희와 함께 규례를 지키며 천국 소망을 키웠습니다.

    만약 저희를 둘러싼 환경만 바라보며 ‘이곳에서 믿음을 지키고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중간에 포기했다면 형제님들을 인도할 수 없었을 겁니다. 돌아보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군대에서도 나와 형제의 영혼을 지키기 위한 영적 싸움은 치열하고 간절했습니다.

    그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에 순종했더니 간부님께 ‘긍정의 아이콘’이라는 칭찬을 받고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간부님의 인식도 바뀌었습니다.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신 말씀을 따르려고 노력하니 정말 군대에서도 그 말씀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길을 알려주는 이가 없어 방황하고,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해 외로워할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지, 복음의 최전방에서 우리를 지켜주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하고 주신 말씀에 끝까지 순종해, 하늘 가족을 수호하는 진리의 용사들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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