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둘째 딸과 카페에 가 음료와 쿠키를 주문했습니다. 딸이 쿠키를 한 입 먹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물었습니다.
“엄마, 쿠키가 정말 맛있는데 언니 것도 사 가면 안 돼요?”
마음이 예쁘고 기특해서 다 먹고 일어날 때 꼭 사 주마 했는데 아이는 제가 잊어버리고 그냥 갈까 봐 불안했는지 지금 사 주면 안 되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똑같은 것으로 사 주자 아이는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음을 지으면서 쿠키를 외투 주머니에 소중하게 넣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는 쿠키를 조심스레 꺼내 자신의 장난감 바구니 안쪽에 고이 넣어 두었습니다. 이후 이제나저제나 언니를 기다리며 몇 분마다 제게 언니가 오는 시간을 물어보더니 언니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구니에서 주섬주섬 쿠키를 꺼내 언니에게 건넸습니다.
“오늘 엄마랑 카페에 갔는데 쿠키가 너무 맛있어서 내가 언니 것도 사 달라고 했어.”
그러고는 언니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큰딸은 손에 놓인 예쁘게 포장된 쿠키를 바라보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우아, 정말 고마워!”
큰딸의 말에 둘째도 덩달아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는 둘째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우리 딸, 하늘에서 양보상 받겠네!”
부끄러운 듯 어깨를 으쓱하며 싱긋 웃던 둘째는 그날 이후로 혼자 간식을 먹을 때마다 늘 언니 것을 챙겼습니다. 작은 팩에 담긴, 몇 개 안 되는 젤리도 무조건 색깔별로 절반을 언니에게 가져다주고 과자를 먹다가도 절반을 남겨 언니에게 주는가 하면 유치원에서 딴 앵두도 싸 와서 예쁜 걸 골라 언니에게 내밀었습니다. 교회에서 유소년 지도교사가 나눠준 간식도 따로 챙겼다가 집에 가는 길에 언니에게 주며 두 눈을 보석처럼 반짝였습니다.
평소에 먹을 것을 좋아하는 둘째였지만 언니가 없는 자리에서 생긴 간식은 절대로 혼자 먹지 않고 꼭 언니 것을 챙겼습니다. 누가 나눠 먹으라거나 챙기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요.
한 번씩 둘째의 반응이 궁금해서 “언니 안 줘도 되니까 너 혼자 다 먹어”라고 말했더니 단호하게 “이건 언니 거!”라며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동생을 보면서 큰딸도 동생 것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첫째이기에 태어나자마자 좋은 것을 누려왔던 큰딸이,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동생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나 봅니다. 큰딸은 음식을 똑같이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되면 좀 더 큰 것을 동생에게 주었고 동생이 맛있게 먹는 음식은 자기 몫에서 덜어주었습니다. 먹을 것이 생기면 동생부터 챙기는 큰딸에게, 양보에 관한 어머니 교훈을 잘 실천하니 하늘 상급이 크고 하늘 어머니께서 기뻐하시겠다고 말해주자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자매간에 온전한 사랑을 이루게 해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