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동
딸아이가 뷔페식당의 홀 서비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일하기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날 근무가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푹 쓰러지더군요.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며 눈물까지 비쳤습니다. 고된 일을 얼마나 견딜까 걱정이었습니다.
예상 외로 하루하루 이를 악물고 견딘 딸아이는 목표한 날을 끝내 채우더니 월급으로 샀다면서 제게 선물을 건넸습니다. 제 이름까지 새겨 넣은 만년필이었습니다. 고생고생하며 번 돈임을 알기에 가슴이 더욱 찡했습니다. 너무 기뻐서 오히려 말문이 막히더군요. 고맙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지요.
흐뭇한 마음에 만년필을 보고 또 보다가 괜히 노트에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자녀에게 받은 선물이 이토록 귀하고 소중한 까닭은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겠지요. 덕분에 더 간절해졌습니다. 애쓰고 수고한 복음의 결실로 하늘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