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특산물을 보면 단번에 고향이 떠오른다. 제주도가 고향인 내게는 귤이 그렇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무화과나무인 것처럼, 내가 어린 시절 흔히 보고 자란 나무는 귤나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계속 먹으면 질리기 마련인데 귤은 손톱이 노래지도록 까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지금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감귤 한 박스를 보내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난다. 식사를 마친 후 후식으로, 여가 시간에 간식으로 항상 귤을 먹어대는 탓이다.
귤은 고려 시대에 탐라국에서 고려로 보내는 공물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왕에게 진상했던 특산물이다. 요즘에는 농사 기술이 많이 발전해 사시사철 귤을 먹을 수 있으며 새로운 품종도 많이 등장했지만 고향 하면 무엇보다 한 주먹 크기의 귤이 생각나고, 귤을 먹으면 고향이 그리워진다.
우리에겐 먹으면 하늘 본향이 떠오르는 영적 양식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장 4절)고 말씀하셨다. 영적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에 하늘나라를 그리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귤은 이 땅의 고향을, 하나님의 말씀은 하늘 고향을 떠올리게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귤이 임금에게 올린 진상품이라면, 진리 말씀은 하늘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하사품이다. 임금이 내린 하사품을 백성들은 어떻게 받을까? 임금의 은혜에 감격해 고개를 숙여 받고 그 무엇보다 귀하게 여길 것이다. 나도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그만큼 귀히 여기고 감사로 받아 실천해야겠다. 하늘나라에서 아버지 어머니와 한 상에서 하늘 특산품인 신령한 양식을 먹고 마실 그날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