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학교에서 했다는 다중지능검사의 결과지를 받았습니다. 점수가 높은 영역 2개의 성향과 관련 직업군이 나와 있고 점수가 가장 낮은 분야를 개발할 방법도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낮은 영역은 음악 지능이었습니다. 아들은 한번 들은 노래는 곧잘 따라 부르고 리코더,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도 제법 다뤘기에 의아했습니다. 아이가 제 옆으로 와서 결과지를 보더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음악 지능이 낮다니 이해가 안 돼요. 기분이 안 좋아요.”
“모든 분야에서 점수가 높잖아. 음악 지능도 높은데 다른 분야에 비해 낮게 나와서 그런 걸 거야. 음악도 잘하는 것 맞네” 하며 다독였지만 아들은 이해는 되는데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저를 돌아봤습니다. 식구들이나 지인에게 건넨 말 속에 나도 모르게 허물을 드러내는 표현을 하지는 않았는지, 모든 걸 잘하는 이에게 작은 것 하나만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했습니다.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덧붙인 말 한마디가 어쩌면 상대방을 속상하게 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형제자매의 허물을 덮어주라 하신 말씀의 뜻을 다시 한번 새깁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보면 그 모든 모습이 다 예쁜, 내 형제 내 자매일 테니까요. 하나님 보시기에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하늘 자녀겠지요. 천국의 눈으로, 천국의 마음으로 식구들을 대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