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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감사하면 할수록

2024.1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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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운 여름날, 전력 과다 사용으로 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4시간 만에 비상 발전기를 가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정전되었습니다. 냉장고 외에는 전력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친정집에서 가져온 짐을 주차장에서 옮겨야 해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어 감사했습니다. 아파트 계단 전등도 켜져서 어둡지 않아 감사했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 휴대폰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고, 수돗물이 나와 씻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냉장고 안 음식물이 상하지 않아 감사했습니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거기에 부채질까지 하면 더 시원해져 감사했습니다.

    남편과 딸이랑 나란히 누워, 인도에서 지낼 당시 무더웠던 밤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도에서는 바닥에 물을 뿌린 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잤습니다. 선풍기를 켤 수 없을 때는 남편이, 저와 딸이 편히 잘 수 있게 부채질을 해주었지요. 얼린 물병을 수건으로 감싸서 안고 잘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도 했고요. 지난 추억을 이야기하다 보니 남편에게 고마웠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감사했습니다.

    정전으로 불편한 점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감사할 일을 많이 찾았습니다. 감사는 하면 할수록,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이 샘솟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환경보다는 그 일을 대하는 제 마음 자세가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감사를 가르쳐주시고 감사를 많이 할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해 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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